결이 맞는 것에 무게를 두기 ㅣ  박찬빈

기준이란 빈틈 없이 견고한 무언가여야만 하는 건 아니다. 원이 되려다만 곡선 같은 모양이더라도 그게 나와 닮아있는 모습이라면 된다. 박찬빈은 완벽을 따라가려 하기보단 자신에게 무게를 두었고, 그 선택들은 유연하지만 단단했다.

박찬빈

서울 이태원에 살고 있는 31살 박찬빈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공유 주거 브랜드에서 커뮤니티 팀을 담당하고 있고요. 집에서는 주로 혼자 책을 읽거나 LP 음악을 듣고,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 선호하는 스타일

유니클로Uniqlo, 무인양품, 코스Cos를 주로 입어요. 튀지 않고 무난한 색을 선호하는데 그저 좋아서 그런 것들을 고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는 컬러풀한 티셔츠와 모자를 깔맞춤해 입을 정도로 튀는 옷에 거부감이 없었는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레이, 네이비, 블랙 컬러로 취향이 좁혀지는 것 같네요. 

옷을 고르는 기준

저와 잘 맞는 옷을 선호합니다. 나다울 수 있는 컬러, 핏을 가진 옷들이요. 아무리 좋은 브랜드여도 저에게 어울리지 않으면 구매하지 않죠. 선호하는 가격대와 컬러, 브랜드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서 쉽게 다른 카테고리나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익숙한 게 더 편해서 그렇겠죠? 

더패브릭의 첫인상

옷을 입는 내내 더패브릭이 지향하는 ‘보통'의 가치를 공감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심플함과 간결함, 그리고 튀지 않는 정제됨이 느껴졌습니다. 평범함을 추구하는 브랜드지만 오히려 저에게는 특별하게 여겨지는 브랜드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신경 쓰이고 싶지는 않지만, 나 자신에게 신경 쓰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신경 쓰다’라는 말의 의미가 ‘사소한 데까지 세심하게 살핀다’인 것처럼,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나를 세심하게 살피는 걸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참 좋아할 것 같아요. 더패브릭이 추구하는 보통의 가치에 이 세심함이 잘 녹아 있는 것 같거든요. 

주말을 보내는 모습

토요일 아침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인데요. 주중에 정신없어서 읽지 못해 쌓아 둔 신문을 읽으며 아침을 시작해요. 커피를 마시면서 햇살이 들어오는 창을 바라보면 마당에 사는 길냥이가 저를 반기죠. 식사를 조금 챙겨주고 다시 들어와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깁니다. 그렇게 사소한 집안일을 나름대로 즐기는 것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어요.  

즐겨 찾는 카페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 ‘모멘토 브루어스'를 자주 방문합니다. 호주 멜버른 로스터리 ‘마켓레인Market Lane’ 커피를 납품하는 곳이자 쇼룸인데요. 맛있는 커피, 친절한 환대를 동시에 경험하게 해주는 곳이에요. 이곳에만 가면 2017년 가을, 혼자 떠난 멜버른 여행의 추억이 떠올라서 바쁜 일상에서 짧게나마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아끼는 물건

작년 말 회사 내 북클럽에서 책 <2050 거주불능지구>를 읽고, 혼자 사는 집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어요. 그래서 쓰레기를 줄이는 습관을 가져보기로 마음먹었죠. 배달 음식은 평소에도 잘 안 먹었지만 플라스틱 생수병이 너무 많이 나왔거든요. 그래서 필터 정수기 브리타를 구매했는데 집에서 가장 아끼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생수병 사용을 줄이게 된 것에 큰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간

평소에 소소한 순간들도 기록하려고 노력합니다. 눈앞에 펼쳐진 장면들을 놓치고 싶지 않을 때 사진으로 담고, 떠오르는 생각과 대화 중 오래 곱씹고 싶은 문장이 있다면 글로 담습니다. 작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그 기록들이 쌓여 일상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아요. 

나다움을 찾는 법

가급적이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미리 확보하려고 해요. 아무래도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까 그런 시간을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여러 약속과 불규칙한 일정에 끌려다니게 되거든요. 그래서 적어도 일주일에 이틀은 저녁에 어떠한 일정도 잡지 않고 오직 저에게만 할애하려고 해요. 그게 습관이 되니 나름대로 일상의 균형점을 찾아가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여전히 그 과정에서 훈련 중입니다(웃음). 

나만의 기준

매사에 저만의 명확한 기준을 두고 선택하지는 않아요. 그냥 직감적으로 좋아하는 것, 재미있는 것, 잘할 수 있는 것과 더 결이 맞는 선택지에 무게를 두는 편입니다. 다만 그렇게 직감을 믿고 과감하게 결정한 다음엔 후회하지 않으려고 해요. 물론 후회할 때도 있지만, 그게 내 최선이었음을 인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망설이다가 시도하지 않는 것보다 우선 끌리는 것에 발을 내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

‘감사’입니다. 눈 깜짝할 새 서른이라는 나이를 넘겼는데, 걱정했던 것보다는 후회 없이 잘 살아오고 있는 것 같아요. 대단히 이뤄낸 것은 없지만 그래도 돌이켜보면 혼자서 해낸 건 정말 하나도 없더라고요. 힘들 때마다 누군가 함께해 줬고, 마음을 다해 응원과 지지를 해줬죠. 제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절대 잊지 않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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